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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연매출 2조 시대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낸다

유주연 기자
입력 : 
2022-11-24 16:16:46
수정 : 
2022-11-24 16: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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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 연구원이 세포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HK이노엔】
K바이오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2조원을 넘었고, 셀트리온도 같은 기간 매출이 1조8000억원에 육박하면서 무난히 '2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산업은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산업"이라며 "여러 불확실한 대내외 상황 속에서도 이 같은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358억원, 영업이익 6708억원의 실적을 냈다. 연간 매출액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분기 실적만 따로 떼어 보면, 연결 기준 매출은 8730억원, 영업이익 32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223억원, 영업이익은 1573억원 늘어난 것이다. 원료의약품 CMO(위탁생산) 판매량과 CDO(위탁개발) 분야 이익이 늘어난 데다 환율 상승 효과를 봤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10월 세계 최대 규모 생산능력(24만ℓ)을 갖춘 4공장 부분가동을 시작하며 세계 1위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도약했다. 4공장이 전체 가동되는 내년께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총 60만4000ℓ로 확대된다. 이 회사는 현재 글로벌 20대 제약회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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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은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 1조77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 증가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분야에서는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램시마의 공급 증가가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은 최대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유럽시장에서 램시마는 53.6%, 트룩시마는 23.6%, 허쥬마는 12.7%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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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제약사도 올해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 유한양행, 종근당은 이미 3분기 누적 매출액이 1조원을 넘었다. GC녹십자는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1조299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8.4% 증가해 10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은 처방의약품 부문의 성장과 백신·혈액제제 사업이 고른 성장을 보인 덕분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조289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다. 이 회사는 올 3분기 연구개발(R&D) 비용 지출이 크게 늘었으나, 31호 국산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대한 기대가 크다.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3상 데이터는 다음달 공개를 앞두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창사 이후 처음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글리아티린(뇌기능 개선제), 벤포벨(활성비타민) 등 기존 제품과 케릭스(재발성 난소암 치료제) 등 신제품이 고르게 성장했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도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980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 유입 기술료를 제외한 올 3분기 매출이 34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최초다. 국내 원외처방이 호조를 보이고 중국 북경한미약품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은 3분기 누적 매출이 8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출시된 신약 펙수클루를 비롯해 고수익 품목이 성장세를 보였고,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수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

K바이오·제약은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에서 리제네론을 상대로 한 2건의 특허 무효소송 1심에서 잇달아 승소하면서 미국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 소송은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안과질환 치료제 CT-P42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혈관신생 안과질환 치료 관련 미국 특허에 대한 것이다. 아일리아는 미국에서 2023년 6월, 유럽에서 2025년 5월 각각 물질 특허가 만료된다. 셀트리온은 물질 특허와 독점권이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CT-P42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특허 무효소송에서 최종 승소할 경우, CT-P42의 안정적인 미국 시장 진입이 가능해진다. 또한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치료제인 램시마는 3분기 미국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인 가운데 트룩시마, 허쥬마 등 다른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종근당은 전통 제약사로는 이례적으로 잇달아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성과를 내고 있다. 종근당이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CKD-701)'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를 받았다. 루센비에스는 라니비주맙을 주성분으로 하는 고순도 바이오시밀러로, 황반변성·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에 사용하는 안과질환 치료제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월 미국 전역에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를 출시하며 3조원 규모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 제품은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중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첫 제품이다.

대웅제약도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9월 영국에 나보타를 출시하며 유럽에 진출했으며, 미용성형 시장이 발달한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 소재 나스닥 상장사를 인수한 국내 제약사도 있다. 제약사 동아에스티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뉴로보파마슈티컬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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