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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친구에게 추천할 ‘K와인’ 아시나요 [BUSINESS]

2024 한국 와인·전통주 베스트 트로피

  • 나건웅 기자
  • 입력 : 2024.01.19 15:51:56
  • 최종수정 : 2024.01.19 15:52:02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요즘이다. 라면이나 김치 같은 음식은 물론 전 세계 각지에서 한식 레스토랑이 호평을 받으며 현지인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류’다. 한국을 대표하는 술에 대한 인식이나 인지도가 아직은 떨어진다. 글로벌은커녕 한국에서도 시장점유율이 미미하다.

매경이코노미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와 함께 ‘2024 한국 와인·전통주 베스트 트로피’를 개최했다. 전통주 시장 품질을 높이고 인지도를 제고해 K술을 ‘주류 시장’으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올해는 전국 16개 와이너리에서 49종 와인을, 8개 양조장에서 17개 전통주를 출품했다. 전년 대비 출품이 10종 늘었다.

심사는 한국 국가대표 소믈리에가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진행한다. 외관, 향기, 맛, 하모니 등 국제 기준 와인 심사 항목을 준용해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연구개발한 한국 와인, 전통주 평가지를 사용했다. 심사위원장은 고재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경희대 고황명예교수)이 맡았다. 심사위원으로 안중민(SPC), 조현철(라빈리커스토어), 송기범(현대그린푸드), 김주용(레스토랑 주은), 송해민(신라호텔) 소믈리에 등 총 5명이 참여했다. 등급은 그랑골드(91점 이상), 골드(85~90점), 실버(82~84점), 브론즈(80~81점) 등 총 4개다.

지난 1월 10일 매경이코노미와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공동 주최한 한국 와인·전통주 베스트 트로피 심사 장면. (윤관식 기자)

지난 1월 10일 매경이코노미와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공동 주최한 한국 와인·전통주 베스트 트로피 심사 장면. (윤관식 기자)



화이트 와인 1위, 또 ‘절정’

국산 포도 ‘청수’…풍부한 과일 향

최고 등급인 ‘그랑골드’는 화이트 와인 1종, 레드 와인 3종, 과실주 3종, 전통주 부문에서 각각 3종씩, 총 10종이 선정됐다. 그만큼 한국 와인과 전통주 품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게 심사위원단의 평가다.

먼저, 화이트 와인 부문에서는 경북 안동에 위치한 264청포도와인 와이너리가 출품한 ‘절정’이 최고 등급을 받으며 1위를 거머쥐었다. 국산 고유 포도 품종인 ‘청수’로 만든 와인으로 전년 품평회에 이어 2년 연속 화이트 와인 1위다. 수많은 와인 트로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와인으로 자리 잡았다. 김주용 소믈리에는 “투명한 레몬색에 청포도의 잘 익은 과육 향, 여기에 감귤, 자두, 살구, 키위, 망고, 파인애플 등 다채로운 향이 나타나는 와인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청수 품종의 매력을 마음껏 보여주는 최고 품질의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레드 부문 그랑골드 3종은

최북단 철원서 만든 ‘티앤티 피스’

레드 와인은 총 16개 와인이 출품했다. 그랑골드 등급은 수도산 와이너리의 ‘크라테 드라이’와 ‘크라테 레드 스위트’, 그리고 철원사랑농원이 선보인 ‘티앤티 피스’ 등 총 3종이다.

경북 김천에 위치한 수도산 와이너리에서 두 개 그랑골드를 배출했다. ‘크라테 드라이’는 해발 1317m 청정 환경에서 유기농 방식으로 직접 산머루를 재배해 제조한 와인이다. ‘크라테 레드 스위트’는 스테인리스통에서 3개월 이상 저온 발효시켜 만든 와인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안중민 소믈리에는 “한국 와인 중 외국 소믈리에나 고객들에게 추천한다면 레드 와인 중에 아무런 고민 없이 크라테 드라이를 고를 정도로 뛰어난 와인”이라며 “검붉은 과실 향과 허브, 여기에 스파이시한 향과 오크 뉘앙스까지 복합적이며, 입안에서는 부드러운 타닌과 적당한 산미의 균형이 일품”이라고 평했다.

철원사랑농원 ‘티앤티 피스’도 고득점에 성공했다. 한국 최북단인 강원 철원에서 처음 양조해 출품한 레드 와인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색은 화려한 루비 컬러를 띠며, 화사한 장미꽃 향기와 오미자, 자두, 앵두 그리고 잘 익은 붉은 과실 향이 인상적인 와인이다. 송해민 소믈리에는 “긴 여운에서 느껴지는 빨간 후추와 딸기 맛이 날씨가 좋은 싱그러운 봄날을 연상시킨다”며 “무거운 육류보다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음식이 낫다. 쇠고기 안심구이, 오리 로스, 생선찜 그리고 녹두전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과실주·전통주 부문

영동 포도로 만든 ‘브랜디’ 호평

‘외국보다 품질 면에서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 과실주 부문은 그만큼 더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랑골드 등급에는 농업회사법인 미라실 ‘미라실 울프 센츄리-골드’, 고도리와이너리에서 선보인 ‘고도리 골든 복숭아 와인’, 도란원에서 만든 ‘샤토미소 웨딩’이 선정됐다.

‘미라실 울프 센츄리-골드’는 영롱한 금빛의 과실주 와인으로 청량한 청포도, 청사과, 시트러스, 라일락 향을 자랑하는 술이다. ‘고도리 골든 복숭아 와인’은 매력적인 스카치 골드 색과 브랜디 향, 그리고 풍부한 복숭아 과실 향이 특징이다. ‘샤토미소 웨딩’은 한국 와인 중심인 충북 영동에 위치한 도란원에서 만든 과실주다. 연한 살굿빛을 띠는 로제 와인으로 장어, 연어구이, 생선찜과 어울린다.

전통주 탁주 부문은 농업회사법인 주로의 ‘골목막걸리 프리미엄 12° ’, 증류주 부문은 제천한약영농조합법인의 ‘한비쌀소주’, 브랜디 부문은 도란원의 ‘샤토미소 영동’이 각각 그랑골드 영예를 안았다. 이번 품평회는 한국 와인과 전통주 품질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심사위원단은 입을 모았다. 그랑골드 등급이 10개나 나온 것이 그 방증이다. 전년 품평회 그랑골드는 4종뿐이었다.

“다양한 포도 품종으로 양조한 한국 와인의 진화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전통주 브랜디 품질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한국 최북단 강원 철원에서 생산한 와인도 특유의 청정한 테루아로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고재윤 심사위원장의 총평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44호 (2024.01.24~2024.01.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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